“계속 피곤한 건 나만 그런 줄 알았어” – 40대 여성의 만성피로, 알고 보니 간이 문제였다

봄처럼 피곤한 나, 혹시 간 때문일까?

 

사람은 누구나 계절이 바뀌면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따스한 햇살이 찾아오는 봄철이 되면, 마음은 가벼워지는데 몸은 도리어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피로감이 일상처럼 따라붙기 시작하였고, 아무리 잠을 충분히 잔다 해도 몸의 피로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제보다 더 지친 것 같다’는 느낌은 점점 일상이 되어 갔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이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동시에 일을 병행하는 생활 속에서 피곤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피로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래 친구들도, 옆집에 사는 언니도, “요즘은 특별히 힘든 일도 없는데 자꾸만 피곤하다”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같은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공통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거울을 들여다보던 중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입술빛은 평소보다 창백하였고, 눈빛도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불편해졌고, 이 피로의 원인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검색과 자료 조사를 통해 발견하게 된 것은 바로 ‘간 건강’이었습니다.

‘피로 = 간’이라는 공식은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간이 몸에서 가장 큰 장기 중 하나이며, 해독, 대사, 에너지 저장 등 수많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피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글의 오래된 건강 관련 자료들, 특히 미국의 건강정보기관인 Mayo Clinic이나 WebMD, 그리고 Harvard Health Publishing 등에서 발행한 문서들을 살펴보니, 지속적인 피로감은 간 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 중 하나라는 설명이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간은 일반적으로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이 말은 간이 손상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간은 통증을 직접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이상이 생겨도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피부 트러블, 또는 심리적인 무기력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40대 이후 여성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며, 이는 나이가 들면서 간의 재생 능력과 대사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40대 여성은 호르몬 변화라는 또 다른 큰 변곡점을 겪게 됩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변화는 간 대사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로 인해 간에서의 해독 능력 또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종종 간 기능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즉, 검사 수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능 저하’의 상태가 우리 몸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의 간은 남성보다 알코올이나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여성의 간 대사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며, 스트레스나 잘못된 식습관, 불규칙한 수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간의 부담을 가중시키게 됩니다. 피로감이 단순히 정신적인 것이 아니라, 해독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는 데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돌아보면, 자주 더부룩하고 위가 자주 더 탄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피부는 푸석했고, 별다른 이유 없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증상들 역시 간 기능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잦은 짜증과 무기력함도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 넘기기에는 반복적이고 일상적이었습니다.

‘간 건강’이라고 하면 보통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음주와 관계없이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지방간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FLD)**은 40대 여성들에게 점점 더 흔해지고 있는 질환입니다. 지방간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피로감과 소화불량, 면역력 저하 등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만성피로는 단순히 무시할 증상이 아니라, 몸에서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간 건강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 이 신호를 소중히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엄마로서, 장녀로서, 여성으로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피로감이 계속된다면, “그냥 바빠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시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잠시 멈춰서서, 간의 상태를 점검해보시는 것을 진심으로 권해 드립니다. 그것이 건강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로 살면서 잊고 있었던 ‘내 몸의 경고’

 

세 아이의 엄마로, 가족의 중심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는 종종 ‘나’라는 존재를 뒤로 밀어두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장녀로 태어나 엄마를 도우며 자랐고, 결혼 후에는 엄마처럼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였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늘 자신의 몸을 뒤로 한 채 가족을 먼저 챙기셨습니다. 병원에 가는 걸 사치라고 생각하셨고, 본인의 통증보다 자식의 감기 증세를 더 걱정하셨습니다. 그런 엄마의 삶이 제게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제 몸이 보내는 신호가 너무도 명확해졌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이 고통스럽고,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손끝이 유난히 차가워졌고,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많이 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짜증이 치밀었고, 정신은 흐릿해졌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경고’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간 수치는 정상 범위 안에 있지만, 거의 하한선에 가깝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관리하지 않으면 50대 이후에는 간 기능에 명확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마치 거울을 통해 과거의 엄마와 현재의 내가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간은 보통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그 이유는 간이 상당히 손상될 때까지도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간 질환은 초기에 피로감,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전신 권태감 등 매우 일반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생활 속 스트레스’나 ‘노화’로 오인되기 쉽다고 합니다. 특히 40대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간 기능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Harvard Health Publishing에 의하면, 간의 해독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노폐물의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이는 곧 피부 트러블, 만성 피로, 소화불량, 호르몬 불균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피로가 누적되며,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피부가 칙칙해졌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엄마가 저에게 그랬듯, 저도 제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환한 모습으로 남고 싶었습니다. 병든 채 책임만 다하는 엄마가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돌볼 줄 아는 엄마,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모습을 본받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다짐을 하나 했습니다. 100일 동안 나를 위해, 내 몸을 위해 집중해 보자. 지금이 아니면 언제일까요?

 

간을 지키는 생활습관 – 나의 100일 프로젝트 시작기

 

간 건강은 어떤 특별한 약 한 알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꾸준한 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들도 많습니다. 미국 Mayo Clinic은 간 기능 개선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습니다.

올바른 식습관
간은 해독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름지고 당이 많은 음식은 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WebMD 자료에 따르면, 나트륨 과다 섭취, 설탕이 든 음료, 튀긴 음식, 과도한 육류 섭취는 간의 지방 축적을 유도하여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밝혀졌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삶은 브로콜리, 마늘, 양배추미나리, 도라지, 우엉가공되지 않은 현미와 저염국 이렇게 바꾼 식단만으로도 위장이 한결 편안해졌고, 피로감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수면 습관 개선

간은 하루 중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이 시간 동안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간의 해독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Harvard Health에서는 ‘야간 활동이 많은 현대인의 간 건강 저하’에 대해 경고하며, 규칙적인 수면이 해독 시스템의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무조건 11시 이전에는 눕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아침에 개운하게 눈이 떠졌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NIH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체내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간의 대사 기능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밤 자기 전, 짧은 명상과 함께 하루 동안의 감정을 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나에게 어떤 감정이 머물렀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마음을 정리해 보니, 신기하게도 간편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되었습니다.

 

 

 

피로가 줄어든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 내가 바꾼 세 가지

 

현재 저는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40일째를 지나고 있습니다. 처음엔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가볍게 느껴졌고, 머리가 맑아졌으며, 짜증이 줄고 미소가 늘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다음의 세 가지였습니다:

하루 2L 물 마시기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간의 해독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이는 WebMD의 건강 자료에서도 강조되며, 충분한 수분은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고 합니다.

아침 스트레칭 5분
간은 운동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벼운 스트레칭만으로도 체내 산소 순환이 좋아지면서 피로감이 덜해졌습니다. 특히 복부를 중심으로 몸을 푸는 동작은 소화 개선과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입니다.

저녁 9시 이후 음식 금지
이 습관은 위와 간 모두에게 큰 선물이었습니다. 위가 쉬어야 간도 쉴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저녁 늦은 간식을 끊었더니, 속이 편안해지고 수면의 질도 높아졌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작고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피로가 사라지고, 기분이 안정되며, 더 나아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습니다.